영혼의 빚

감정이 머리에서 심장으로 지날 때 관세가 있다
척수가 창구고 무엇인들 하찮지 아니한 혈세다
하여 아래로 내려오면서 안색부터 티 난다
창백한 슬픔이 주룩, 화창한 기쁨이 쨍쨍, 날씨 소식을
팔 무릎이며 전파하는 거점은 두근두근 주파수 지녔다.

진정 드러내고픈 표정엔 관세가 있는 법
아프면 아프다 몸 상태 신고하는바 역시 납부자만 누릴 그 세 명목은
나의 순수한 영혼에 내야 할 자유추구세다
홀가분하게 웃고 허물없이 울어도 될 권리 말이다
그러나 감정의 대가는 마음에 여유가 생겨야 치른다.

화가 치밀어도 소위 윗사람한텐 웃어
야성은 생존을 위해 보호색이 진화했듯
가장은 생계를 위해 안면이 저당 잡혔다.

지지력 한계 온 세포들 비명 못 들은 체한다
어리광 보듬던 이 그리우나 슬퍼해선 안 된다 
삼주전 주말에 친정 한컷 영화 있나요...?
무거운 어깨는 눈물에, 휘어진 등골은 고통에 관해
영혼의 신용 잃은 즉 자기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상습적인 연체, 채무가 산이다. 

영정만큼은 활짝 웃고서
죽어 사라질 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