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자..

 
저는 CRPS환자입니다.
 
물론 운이 좋아서 지금은 약을 많이 줄였고
정상적인 생활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운이 좋았죠.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8시에 저녁을 먹으려면  3~4시부터 준비가 시작됩니다.
쌀 씻고 20분은 쉬어야 합니다. 너무 힘들거든요.
힘들어서 쓰러져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요.
그리고 칼질 조금 한 뒤 쉬고
음식물 쓰레기 정리하고 쉬고,,,
이렇게 하다보면 찌개 하나 끓이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리더라고요.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나 이제는 한 번도 안 쉬고 저녁을 준비할 수 있게 됐어요.
밥 먹고 설거지하기 전에 잠깐 쉴때도 있지만요.
이 정도로 살 수 있게 된 것만해도 너무 너무 좋네요.
 
근데요.. 몇년간 친구들도 거의 안 만나고 회사 생활도 못하게 되니 정말 답답합니다.
저의 힘든 시간을 이해할 사람도 없고요.
최근에 신동욱씨가 TV에 나와서 얘기할 때마다 저는 울컥했어요..
그 고통이 어떤지 잘 알기에.. 그리고 저렇게 다시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고요.
 
저도 병이 좋아지면서 이제는 다시 일하고 싶어졌어요.
근데 일자리 찾기가 너무 힘드네요.
저는 결혼도 했고 나이도 30살이 훨씬 넘었고.. 아팠던 경력이 있어서 그런가.
일자리 찾는게 너무 힘들어요.
 
저도 아침에 바쁘게 출근하고 저녁에 늦게 회식하고 들어오는 삶이 그리워요.
물론 회사다닐때는 회식이 너무 싫었거든요.
근데 막상 못하게 되니깐 너무 슬픈거 있죠.
 
남편은 자신감을 갖고 직장을 구해보라고 하지만
젊은 친구들도 직장 갖기 힘든 이 시기에 제가 어디서 일 할 수 있을까요?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아픈 건 핑계일까요?
제가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면 좋을 날이 올까요?
 
가족들 봐서라도 저도 힘내고 싶은데
날로 우울해져가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