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울때면 늘 미안 합니다.

오늘 출근할때 온도계가 영하 10도더라구요. 이렇게 추운날은 가끔 그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대학생때 일것 같은데요. 당시 저는 집으로 올때 지하철에서 나와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면 아파트 뒷면과 산이 맞 닿은 곳을 따라 놓인 단지내 길을 따라 걸어서 우리 동까지 걸어왔었습니다.

그날도 엄청 추운날이었어요. 오늘 처럼. 그친구는 손바닥 만하게 작고 하얀 녀석이었어요. 털도 부드럽다기 보다는 좀 뻣뻣하다는 느낌이었구요. 앞에서 설명한 길을 중간쯤 걸었을때였어요. 산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더니 이녀석이 저한테 오는거에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집에서 동물을 키워보지는 못했는데요. 오는 녀석을 보니 덥썩 집어서 안게 되더라구요. 많이 추웠으니까요. 그렇게 손으로 감싸 안고는 집으로 데려갈까 말까 고민을 엄청 했어요. 부모님이 좋아하지 않으실것 같았거든요.

결국 저는 그녀석을 집으로 데려오지 못했어요. 그냥 다시 가지가 많고 작은 나무 밑에 넣어 주었어요. 그리고 집으로 와서는 엄마에게 말했더니... 이렇게 추운데 데려오지.... 우유라도 먹이고 다음날 보내 줘도 되는데...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데 다시 갔을때 그녀석은 없었어요.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보였는데...

그래서 이런 추운 겨울날에는 자주 그녀석이 생각이 나요. 하얗고 큰 검은 눈동자, 작고 힘없는 울음소리..... 데려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와 미안함... 죄를 지은것 같은 느낌도요....



별로 안바빠보였는데 카라있는 종류로만 고를려니 것 같읍니다.


음.... 그녀석 잘 살았어야 하는데... 변명 반 미안함 반에... 고해글이었습니다.